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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하다 보면 강사님에게 한 번쯤 듣는 말이 있습니다.

“힘 빼세요.”

그런데 이 말이 저는 정말 어렵습니다. 힘을 빼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에 힘을 빼야 하는지, 어떻게 빼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수영을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몸에 힘이 더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수영할 때 힘을 많이 주는 편입니다.

특히 배영을 할 때는 물을 먹기도 하고, 긴장하다 보니 다리에 쥐가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배영을 해야 하는 날이면 '오늘 또 물 먹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부터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어느 날 아들이 아주 간단한 말을 해주었습니다.

“엄마, 힘을 빼봐~.”

별것 아닌 말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 말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1. 힘을 빼라는 말

수영을 처음 배울 때는 물에 뜨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물이 무섭기도 하고 코와 입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도 싫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힘을 주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몸에 힘을 주고, 팔을 잘 움직이려고 또 힘을 주고, 발차기를 세게 해야 앞으로 빨리 갈 것 같아서 다리에 힘을 줬습니다.

그런데 수영을 배우면서 계속 듣게 되는 말이 바로 '힘을 빼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힘을 빼면 물에 가라앉는 거 아닌가?'

물론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힘을 빼는 것이 자연스러운 동작일 수 있지만, 아직 물속에서 긴장하는 저에게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배영을 할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천장을 보고 누워서 물 위에 떠 있어야 하는데 물이 얼굴 쪽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면 저도 모르게 몸이 긴장했습니다. 호흡도 신경 쓰이고, 물이 입이나 코로 들어오면 당황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몸에 힘이 더 들어가고,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수영을 잘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게 방해가 되는 순간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힘을 빼세요'라는 말은 단순히 근육에 힘을 주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물속에서 너무 긴장하지 말고 내 몸을 물에 맡기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전에 제가 블로그에 쓴 내용처럼, 워밍업으로 4~5바퀴를 돌고 와서 정말 정말 힘이 빠져서 다리에 힘이 없어지게 하는 건 너무 힘든 이야기 같습니다. 

2. 아들의 한마디

배영 때문에 수영장에 가는 것이 조금 무서워졌던 어느 날, 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아들이 1년넘게 사설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웠기 때문에, 저는 배우자 말고, 아들과 이런저런 수영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편입니다.)

배영을 하면 물을 먹기도 하고,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해서 수영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더니 아들이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힘을 빼봐~.”

그 말을 듣는데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걸 나도 아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거야.'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날 수영을 하면서 아들의 말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그래, 오늘은 그냥 힘을 빼보자.'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제가 그날 어떻게 힘을 뺐는지는 지금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어깨에 들어간 힘을 조금 내려놓고, 몸을 너무 긴장시키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배영을 할 때도 '물 먹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조금 편하게 누워보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평소보다 수영이 조금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그날은 배영을 하면서 물을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물이 얼굴 쪽으로 오면 긴장부터 했는데, 그날은 조금 덜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다리에 쥐가 날까 봐 걱정하던 것도 조금 덜했습니다.

물론 하루 만에 수영 실력이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제 몸이 조금 편안해졌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었습니다.

아들의 말 한마디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 셈입니다.

수영을 하면서 가끔 너무 잘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날 저는 처음으로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편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영했던 것 같습니다.

3. 연습

수영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힘을 빼는 것도 결국 연습이라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물속에서 편안하게 몸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물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힘을 빼야지'라고 생각한다고 바로 힘이 빠지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직 힘을 많이 주는 편입니다. 자유형을 할 때도 팔에 힘이 들어갈 때가 있고, 배영을 할 때는 긴장해서 몸이 굳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수영을 잘하고 어떤 날은 이상하게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몸에 힘이 들어갔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깨가 올라가 있지는 않은지, 다리에 너무 힘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호흡을 너무 급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가끔은 아들의 말을 떠올립니다.

“엄마, 힘을 빼봐~.”

참 간단한 말인데 그 말을 생각하면 괜히 웃음이 납니다.

아직도 저는 수영을 완벽하게 잘하지 못합니다. 배영이 여전히 조심스럽고 물을 먹을 때도 있고, 가끔 다리에 쥐가 날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영을 오래 하다 보니 잘하는 것만큼 편안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손가락 부상 때문에 잠시 수영을 쉬고 있지만, 다시 물속에 들어가는 날에는 예전보다 조금 더 편안하게 수영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날도 마음속으로 한번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래, 힘 빼자.'

이번에는 아들이 옆에서 말해주지 않아도 제가 먼저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